항공 / / 2020. 12. 25. 06:32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어…초대형 항공정비 법인도 등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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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합병으로 국내 항공정비(MRO)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새로 탄생할 초대형 항공 그룹의 MRO 부문이 국내 전체 항공기의 76%에 달하는 정비 물량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향후 MRO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에도 관심이 커졌다.

 

일각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MRO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항공 제조업체들이 모두 참여한 MRO 통합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국내 항공기 76% 점유하는 대한항공…MRO 사업 향방은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412대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이 170대, 아시아나항공이 86대를 보유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계열사의 경우 진에어 26대, 에어부산 26대, 에어서울 7대 등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탄생하는 초대형 항공 그룹이 전체 국내 항공기의 76.46%(315대)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자연스레 막대한 물량의 항공기를 대한항공이 어떻게 정비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이달 초 기자 간담회에서 "(항공사 통합 이후) 자체 물량이 상당할 것"이라며 "현재 정비 조직을 잘 활용하면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게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먼저 대한항공의 기존 정비본부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현재 대한항공에서 MRO 사업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에도 정비 물량을 전담하는 식이다.

 

대한항공도 "MRO 별도법인은 검토한적 없다"는 입장이다.

 

가능성은 작지만 현금 확보 차원에서 MRO 사업부를 완전 또는 부분 매각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통합 이후 아예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분리해 자회사로 운영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내다 봤다.

 

지속적인 인프라와 기술 투자를 위해선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게 원활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MRO 시장 규모도 매년 연평균 3.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다.

 


지난해 초 한진칼 대주주인 KCGI(강성부펀드)도 "대한항공의 정비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신규 투자금을 확보한 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해야 한다"며 항공우주사업본부 분사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 노조의 반발로 분사가 무산됐으나, 업계에 따르면 KCGI 개입 이전부터 한진그룹 내부에서도 분사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커지는 글로벌 MRO 시장… "MRO 통합법인 필요"

다만 MRO 사업부를 대한항공 자회사 형태로만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항공기 제조 업체와 연합해 한 단계 높은 MRO 통합 협력체를 꾸리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짐으로써 정비 물량은 대량 확보할 수 있겠지만, 해외 물량까지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대한항공도 엔진과 전자장비 정비의 경우 원제작사(OEM) 수리에 의존하거나 부품 교환 위주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 간 운항사가 직접 MRO 사업을 맡아왔음에도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은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항공기 제조사들이 참여하는 MRO 전문 통합법인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항공사들이 정비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2조7621억원인데, 이 가운데 싱가포르 등 해외 MRO 업체에 지출한 금액은 1조2580억원(46%)에 달한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항공·방위산업센터장은 "글로벌 운항사들이 1970년대 이후 제조업에서 철수한 것처럼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에는 ‘운항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대신 국내 항공기 제조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MRO 분야의 기술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글로벌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한국항공우주(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등 항공기 제조 업체와 MRO 분야에서 통합될 경우 ‘바잉 파워(구매 협상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투자 유치 및 기술 이전 분야에서 협상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추가적인 설비 투자 없이 제조 업체들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안 센터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MRO 산업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자연스레 항공 운임이 낮아질 테고그 혜택은 일반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정부는 항공업계 재편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MRO 사업 부문을 떼내 다른 항공기 제조 업체들을 참여시키는 조인트벤처(JV) 방식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갖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 다른 기업들이 출자하는 방식을 검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외부 투자유치를 저울질 중인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7404억원의 매출과 530억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기록한 곳이다.

 

부산에 위치한 테크센터에서는 민항기는 물론 한·미 공군의 F-15 등 군용기의 중정비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매출의 상당수를 경기변동이 적은 군용기 정비와 방위사업에서 내온 만큼 투자유치가 현실화되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내부적으로 항공우주사업본부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한진그룹 차원의 최종 의사결정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논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우선 대한항공은 크레디트스위스(CS) 등과 자문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를 중심으로 소수지분 투자유치가 거론되는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7404억원 △영업이익 385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30억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전체 사업부문들을 놓고 보더라도 매출과 영업이익의 비중은 10%를 넘긴다.

 

주력인 항공운송업과 함께 그동안 상당한 수익성을 가져다 준 사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의 기업가치(EV)는 코로나19 이전 기준으로 최소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사업부가 꾸준히 500억원 이상의 EBITDA를 창출해온 상황을 고려해 EV/EBITDA 멀티플 10배를 곱한 수치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분사할 경우 내부매출이 계상되는 데 이를 통해 기업가치가 1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동안 항공우주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과 준수한 기업가치 때문에 관심을 받아왔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상대방이었던 KCGI 역시 항공우주사업부의 분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바 있다.

 

실제 대한항공이 사업부 유동화를 결정하기 전까지 매각 검토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항공우주사업부의 경우 외부에서 내는 매출만 고려하더라도 기업가치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자의건 타의건 그동안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고려되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항공우주사업부의 매각 대신 투자유치가 검토대상에 오른 것은 이러한 수익성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항공우주사업부는 2019년 기준 대한항공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1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물론 한미 공군에 대한 정비분야에서 수익성을 내고 있고, 무인기와 항공기 동체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는 만큼 오히려 기업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해당 사업부는 한국항공우주(KAI)와 함께 국내 양대 항공우주업체로 꼽히고 있다.

 

민항기와 군용기 정비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정비분야 뿐만 아니라, △보잉 AH-6 동체 △수리온 후방동체 △무인기 생산 등 실적을 낸 방산분야에서도 강력한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항공기 공동제작 역시 보잉 787 동체 일부와 에어버스 350 화물용 도어 등을 납품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공군과 미국 공군의 F-15 전투기와 C-130 수송기 등 창정비를 맡고 있다는 점도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용빈도가 줄어 정비수요도 감소한 민항기와 달리, 군용기의 경우 꾸준한 정비수요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민항기의 수요 증감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라는 평가다.

소수지분을 가져갈 투자자 입장에서도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부는 다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국내 항공기 정비수요의 대부분을 가져오는데다, 경영권 지분을 여전히 대한항공이 보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각이 아닌 소수지분에 대한 투자유치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보장 조건만 충족되면 경영에 대한 부담도 다소 덜 수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아직 투자유치 작업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사업부만 떼놓고 봐도 투자에 대한 매력도는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투자유치가 진행된다면 관심있게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과연,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ㅠㅠ

 

심장이 덜컹덜컹 내려앉는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 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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