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배낭여행의 사부, 만 6년간 65개국 이상을 여행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이라는 책을 써내고,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한비야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그녀가 세계일주 여행 중에 정작 자기 나라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나라 국토종단으로 세계여행을 마무리하자 라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약 800km의 거리를 49일간 10kg의 배낭에 225mm등산화를 신고 걸었습니다. 경비는 15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전라남도 땅끝마을부터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 이 책이 출판된지 10년전의 일이니, 그 당시로는 국토종단에 관한 책도 별로 없었고, 여자 혼자 배낭여행이라니,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봤습니다.
사실 요즘도 여자 혼자 다니면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걱정들이 많은데, 배낭여행이 정착되기 전이니, 오죽할까. 저도 꽤나 신기하게 쳐다봤을 듯합니다. 그리고 동네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집에서 신세진 적도 많았다니, 얼마나 대단한 넉살이며, 지금은 보기 힘든 시골의 정이지 않을까요? 10년 전에 씌여진 이 책에서도 한비야씨가 할머니께, "할머니, 오늘 하룻밤 재워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는데 "어떤 처자인 줄 알고 집에 들이나?"며 거절받은 적이 있다니, 요즘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요즘 여행책은 자신의 여행기를 다루면서 반은 사진이요, 반은 글인데, 이 책은 사진도 없이 중간중간에 간단히 그린 그림이 있으며, 여행하면서 느낀 궁금증들, 한국사람이 흰옷을 입는 이유, 마을의 토박이 이름, 한국사람이 뜨거운 방을 좋아하는 이유 등을 설명해 줍니다. 참 한국적이 질문이고 대답이라, 읽기만 해도 "나라사랑"이라는 네 글자가 가슴속에 팍팍 들어옵니다. 책만 읽어도 애국심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데 내 발로 직접 우리땅을 밟으며 여행하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외국에는 저 경비 여행자를 위한 싼 숙소가 발달해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숙박시설은 선택의 폭도 넓지 않을뿐더러 2인실을 기준으로 돈을 받기 때문에 혼자 다니는 여행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국토종단 중 제일 힘든일이 여관에서 잠자는 것이 였다고 합니다. 요즘은 24시 찜질방이 생겨서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10년전과 오늘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도보여행이니만큰 걷는것의 좋은 점을 알려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오로지 걷는 것만으로도 질병의 80%를 고칠 수 있다"
걸으면 우선 동맥활동이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또 핏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도 하고 낮은 콜레스테롤을 정상으로 올려주기도 합니다.
걷는 운동이 심장마비를 28%나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다. 천식환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골절과 골다공증이 예방되는 것은 물론, 암까지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또 걸으면 살이 골고루 예쁘게 빠진다. 어느 체형, 어느 체질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한비야가 100%보증하는 확실한 다이어트법입니다. 뱃삿, 허리, 허벅지 지방 군살은 쏙 빠지고 볼륨을 주는 근육은 단단해지니 어떤 옷을 입어도 폼이 납니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뺀 살이라 건강미까지 넘칩니다. 일석이조 정도가 아니라 일석 십조, 백조, 천조입니다.
읽는 내내 내가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디서든 씩씩하고 용감무쌍한 한비야씨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녀의 생각들을 적은 글들이 너무 좋아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하나도 허투루 읽을 내용이 없었습니다. 뒤에는 부록으로 한비야의 도보여행 코스, 도보여행 기본 장비, 준비물, 식생활, 잘걷는법, 한비야가 추천하는 도보여행 코스 베스트 10이 있으니 국내 도보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것입니다.
한 두달 시간 내어 가야하는것이 도보여행이라 생각치 말고, 시간이 없는 사람은 두 세번 나눠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도보 여행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걷고 집으로 돌아가서 내 생활을 하고 또 시간 날 때 다시 와서 여기부터 다시 걷는 것, 기를 쓰고 하는것이 아니라, 재미로 즐기면서 하는것, 이렇게 생각하면 도보여행이 한결 쉽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25살때 친구들과 보름동안 떠났었던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올려 봅니다. 그저 군대에 있을때 자유롭게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만으로 계획했었던 전국자전거 일주를 2년여가 지난 스물다섯때 실행에 옮겼었습니다. 그저 내 두다리로만 이 나라를 돌아 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했던 여행은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난후에야 제자리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그 보름동안 적지 않은 햇살을 받아야 했으며, 불같은 심장을 가진 여행자들을 만나 볼수도 있었고, 힘든 오르막이 있으면 그 길이에 합당한 내리막도 있다는 인생의 교훈도 깨달을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과의 우정과 추억팔이 또한 적지 않은 기쁨으로 아직 제 가슴속에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 많은 회사의 면접이나 서류전형에 단골 메뉴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만약, 나중에 아들이 생긴다면 정말 같이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는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입니다.
이글을 읽는 당신도 떠날 수 있습니다.
일단, 떠나세요. 그럼 더 큰 세상이 문앞에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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