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공부 / / 2020. 4. 17. 12:07

국제유가 20달러 붕괴…18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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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세계적 과잉공급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센트(1.2%) 떨어진 19.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가 20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만이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6월 선물은 1.91달러(6.45%) 급락한 배럴당 27.69달러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 석유 수요 감소량 추정치인 하루 약 3000만 배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공급 과잉을 경고했다. IEA는 이달 전세계 원유 수요가 일평균 2900만배럴 급감해 2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생산을 줄여도 단기에 공급 과잉을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천9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인 1천202만 배럴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재고 급증에 WTI 20弗 아래로
업계 채굴 중단시키고 보상 추진
트럼프, 공급감축 고육책 냈지만
수십억弗 예산 의회 승인 어려워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524만건
한달새 2,200만명 일자리 잃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한 미 셰일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원유 채굴을 중단시키고 업체들에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절벽으로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2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등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자국 내 공급을 줄이는 고육책을 꺼낸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석유업체들이 원유를 채굴하지 않을 경우 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에너지부가 석유업체들의 3억6,5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매장량에 대해 보상하는 계획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의회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의회는 정부에서 요청한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전략비축유용 원유구매 계획에 대해 예산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미 셰일업체들은 이대로라면 ‘파산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셰일오일의 평균 생산원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현재의 저유가로는 채굴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다. 실제로 노스다코타 바켄 지역에서 가장 큰 셰일업체인 ‘화이팅페트롤리엄’은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달 초 파산을 신청했다.

당장 미국 내 원유재고가 급증하면서 국제유가는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1,920만배럴 늘었는데 이는 전문가 전망치(1,202만배럴 증가)보다 약 60%나 많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업체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계획을 내놓은 데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저유가 속 과잉공급으로 미 셰일산업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하루 원유 수요가 2,90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지난 2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원유 감산 합의가 이 같은 수요 감소를 상쇄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는 오는 5월1일부터 6월 말까지 2개월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12일 합의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과 저유가 기조로 인해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주(4월5~11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24만5,000건을 기록했다. 3월 셋째주(330만건), 3월 넷째주(687만건)와 4월 첫째주(661만건)의 수치까지 합하면 한 달 만에 무려 2,200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다만 증가세는 2주 연속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석유산업을 비롯한 에너지와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감소가 광범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은행들은 셰일기업들의 대출 손실을 막기 위해 직접 경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JP모건체이스·웰스파고·씨티그룹 등 미 대형 은행들이 석유와 가스 자산 소유가 가능한 독립법인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은행들이 경영을 위해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임원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들은 자본금의 7~15%가량을 셰일 등 에너지기업에 빌려줬다.

셰일산업의 위기로 세계적 자산가 워런 버핏도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형 셰일업체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사인 버크셔해서웨이에 현금지급 대신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올 1·4분기 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는 2억5,700만달러 규모로 전체 지분의 1.9%에 해당한다. 자금난에 빠진 옥시덴털로서는 현금을 비축할 수 있게 됐지만 FT는 버핏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주식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옥시덴털이 버핏으로부터 100억달러의 투자를 받아 경쟁사 ‘아나다코’를 인수했을 즈음에만 해도 옥시덴털 주가는 60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날 현재 13.61달러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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