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8. 12. 4. 20:15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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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한가지는 소설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일어 났거나 일어 날 수 도 있는 일들을 글을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재미입니다.




정신병원에 갇힌 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단순히 패쇄된 공간만이 아닌 우리네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히 다루는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다면 설명이 쉬울까요?


이 소설의 관점의 주인공인 수명은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하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또는 다행히도? 같은날 또다른 주인공인 승민이 입원합니다. 


책속의 내용처럼 정신병동은 두 부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미쳐서 갇힌자 = 수명

갇혀서 미친자 = 승민


수명은 자신이 정신병자임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탈출할 의지도 없고 바깥세상에 나가기도 두려워하며, 순응적인 삶을 받아 들입니다. 

하지만,

승민은 자신의 의지로 감금된것이 아님을 계속 표현하고 탈출을 시도합니다. 바깥세상이 생각하는 재산이나 속세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집요하다 느낄만큼.



옆에서 지켜 보는 수명은 그 상황들을 이해 하지 못하고 얽히기 싫어하며,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만 합니다. 

하지만 조금씩 승민에게 끌리게 되고 승민의 탈출을 돕게 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느편에 설 수 있나 생각해보았습니다. 


그저 순응하고 변화를 싫어하고 각종 관습과 틀에 적응한 자인가. ?

지금의 현실이 온전하지 못하고, 잘못됐다고 말할수 있는 사람인가. ?


내가 주인공이었으면 어땠을까? 자기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들때문에 주인공은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립니다. 처음에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된것도 다 그런이유에서 였습니다. 문제가 분명히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필요했을것입니다. 그런 어두운 배경을 작가는 참으로 유쾌하고 역동적으로 담아내었습니다. 승민과 수영은 분명 극과 극으로 다른세계 속에서 살고 있지만 조금씩 스스로에게 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봅니다. 우리도 어쩌면 사회라는 정신병동에 수명과 승민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그 갇힘으로 인해 점점 미쳐 가고 있지는 않은지, 더이상 미쳐가지 않기 위해 탈출할 필요성은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서의 일탈, 그리고 꿈을 향해 떠나는 자유,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은 구속과 자유에 대한 뚜렷한 차이 였습니다. 한번 사는 인생, 멋드러지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 나도 지금 그 한가운데에 서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재미난 작품에 다음작품도 기대가 됩니다 .



책 속의 밑줄.


이 바닥 밥을 먹어본 자는 안다. 정신병원은 치료 기관이 아니라 교육 기관이라는 걸. (p46)


외로움이란, 외롭지 않았던 적이 있는 자만이 두려워하는 감정이라는 걸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p52)


생각할 능력을 상실한 자가 바깥 세상에서 생존할 길은 없는 것이다. (p185)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p213)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를 얻어 세상에 돌아가면 희망 대신 하나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 말고는 세상 속에서 이룰 것이 없다는 진실.

그리하여 병원 창가에서 세상을 내다보며 꿈꾸던 희망이 세상 속 진실보다 달콤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기억의 땅으로 남을 뿐이다.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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