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 / 2021. 2. 4. 07:10

화물 덕분에 잘 버텨낸 대한항공 과연 2021년에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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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항공 영업이익률 -0.2%…일본 ANA -49.7%

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전용기 보유 비중 10% 중반대

ANA·에어프랑스·델타항공 화물전용기 비중은 5% 미만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들 중에서도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화물 운송 비중이 확대하면서 화물전용기를 보유한 양사가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29일 항공업계 및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1~9월 연결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17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5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대한항공이 -0.2%, 아시아나항공은 -8.5%를 나타냈다.

 

외항사 중 대한항공 다음으로 소폭의 적자를 낸 곳은 대만의 중화(China) 항공으로 해당 기간 -581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영업이익률은 -0.7%을 기록했다.

 

일본, 미국 기반 항공사들은 조단위의 적자를 냈다. 일본 ANA항공은 -33조9800억원, 일본항공은 -23조8866억원, 미국 델타항공은 -1조166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률은 각각 -49.7%, -50.3%, -88.5%로 바닥을 쳤다.

 

이밖에 싱가포르 항공은 -2665억원, 독일 루프트한자는 -5663억원, 에어프랑스는 -341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55.4%, -51.2%, -39.1%에 그쳤다.

 

2019년 1~9월과 비교하면 실적은 더욱 대비된다.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률이 1.4%, -3.3%이었던 반면 ANA는 5.6%, 델타항공은 14.7%, 루프트한자는 5.3%에 달했었다.

 

평소에는 화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것이 독이었지만, 

코로나 같은 특수한 환경이 닥치니깐 그것이 이득이 된 케이스였다. 

 

 

 

지난해 글로벌 항공사 실적은 화물 운송에서 갈렸다. 화물단가가 인상되고 아시아권발 화물 운송이 증가하면서 물량 탑재율이 높은 화물전용기 보유 항공사가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이다.

 

그간 글로벌 화물운송의 절반은 여객기의 화물칸인 밸리카고(Belly Cargo)를 통해 이뤄졌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화물전용기를 운항할 수 있는 항공사가 보다 유리했다.

 

전체 기단에서의 화물전용기 비중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한항공이 13.7%(총 168대 중 23대), 아시아나항공은 14%(총 86대 중 12대)로 중화항공 18%와 함께 화물전용기 탑티어로 꼽힌다.

 

적자가 크게 늘어난 ANA(총 301대 중 11대)와 루프트한자(총 830대 중 31대)는 3.7%, 에어프랑스는 1.1%(총 545대 중 6대), 항공사 중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한 델타항공은 0%로 집계됐다.

 

올해도 화물전용기 비중이 높은 항공사가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화물운송 성수기로 화물운송단가가 재차 상승, 올해 1~2분기부터는 백신 운송으로 단가 상승의 수혜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정현 책임연구원은 "여객기 운항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화물단가 인상, 화물운송수요 증가, 유가하락에 따른 유류비 부담 감소 등 화물부문의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다"며 "화물전용기를 보유한 항공사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단 내 여객기 비중이 매우 높은 경우 대규모 적자를 상쇄하기에 미흡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의 실적 저하 추세는 지속되겠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대한항공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주가는 대한항공도 모르고 하늘도 모르는 일이겠죠. 다만 대한항공의 주가는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보다 현재 30% 가까이 올랐어요. 코로나19 백신 기대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한 유일무이한 국적 대형항공사(FSC) 지위 기대감, 최근 대형주 중심의 주식시장 상승세 등 다양한 배경이 주가 상승의 이유로 꼽혀요.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한꺼번에 주식수가 크게 늘고,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노린 주식들이 쏟아져나온다면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어요.

 

대한항공은 빚이 많은 회사이죠. 작년 3분기말 기준으로 회사의 빚(차입금)은 16조2027억원, 이중 회사의 현금성자산(1조7753억원)을 빼고 남는 빚(순차입금)도 14조4274억원에 달해요.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할 자금 중 1조8000원은 빚 갚는데 쓰겠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의 빚을 줄일 수 있겠죠. 하지만 항공업종은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할 때마다 빚(리스부채)이 생기고 그에 따른 이자 부담도 큰 산업이에요. 따라서 다른 산업보다 부채비율이 월등하게 높고(2018년 기준 항공운송업 부채비율 457.8% 일반기업 82.4%), 유가와 환율 등 항공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도 있어요. 

 

따라서 부지런하게 항공기 티켓을 팔고 화물을 실어날라서 이익을 쌓아야 하고, 오래된 항공기나 당장 쓸모없는 자산을 팔아서 빚을 줄이는 싸움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산업이죠. (이런 싸움도 힘겨운 판에 집안싸움에 갑질논란까지)

 

대한항공은 작년에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을 받았고 특히 작년 말에는 대한항공의 최대주주 한진칼이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 등 사실상 국민의 혈세로 끊임없는 지원을 받고 있어요.

 

이는 대한항공이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채권은행과 지켜야 할 약속도 많은 기업이란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은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서 대한항공에게 빚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것을 요구하며 수시로 점검하고 있어요. 

 

다만 이러한 노력과 감시에도 코로나19의 장기간 유행이 이어진다면 전반적인 항공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대한항공의 영업 상황은 좀처럼 좋아지지 못할 수도 있어요. 코로나19 위험이 온전히 사라져서 내국인의 해외관광 증가, 외국인 한국 방문수요 확대, 화물 수요 증가 등 항공사의 영업실적을 끌어올릴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까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 

 

아울러 현재 대한항공 주가에 잔뜩 기대심리를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기대감도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빚, 부진한 실적을 따져볼 때 단기간에 통합 효과를 발휘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많아요.

 

먼 훗날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국적항공사 중 유일무이한 대형항공사가 된다는 기대를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되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상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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