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는 소리는 때에 따라 좋게 들리기도 합니다.
서로 격앙된 감정의 흐름으로 싸움을 할 때 듣는 미친놈이 아니라,
뭔가 한가지에 집중을 하다보면 주위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것 하나만을 향해 달려 갈 때의 모습은 주위에서 보기에 미쳤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오죽하면, 3년만 땡땡땡에 미쳐라, 6만시간의 법칙 땡땡땡에 미쳐라!! 이런책들도 있으니까요..ㅎㅎ
저는 그런적이 있던가 한번 되짚어 봤는데 있더라고요.
한창 공부 많이 하구 연애 많이 하구 그럴 나이였던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때요.
제가 미쳐있던건 축구였습니다.
대다수의 남학생들이 그 시절에 빠져있던것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조금 잘했습니다. ㅎ
군대에 입대해서 자대배치 받았을때도 저는 "축구잘하냐?"는 물음에 "예! 잘합니다!"했었던 아이니까요ㅎ
매일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밥을 뚝딱해치우고는 바로 나가서 축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교실로 돌아오던 아이였습니다.
조금의 쉬는 시간만 있으면 축구를 했죠.
고3때는 늦게 수업시간에 들어갔다가 담임선생님께 빠따를 맞기도 했습니다.
여튼 제가 다니던 남한고와 하남고의 친구들이 합작? 하여 제우스라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제우스는 85년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가장 축구를 잘하던 친구들이 모인 팀이었죠.
실로 막강했습니다. 유명하기도 했구요.
(물론 저는 제일 못했지만, 껴줬습니다.ㅋㅋ)
저희는 남한고 강당이나 하남시에 하나뿐이던, 세무서옆의 풋살 구장에서 밤새도록 풋살을 즐기곤 했습니다.
물론 저는 실력이 가장 딸리는 편이라 따라가기에 벅차기도 했지만, 너무 즐거웠습니다.
잘되는 날은 잘되서 기분이 더 좋았구, 안되는 날은 또 안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가장 큰 행복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그 어떤 것도 그 행복감에 비할 수가 없었죠.
그렇게 제우스 친구들과 풋살을 즐기다 제6회 프로스펙스 풋살 대회 공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남한A팀과 남한B팀으로 나누었죠.
한팀에 7명이 출전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남한B팀으로 배정받고 대회에 나갑니다. ㅎ
(남한의 뜻은 남한고의 남한이었습니다.ㅋㅋ)
지금은 프로스펙스의 풋살대회가 사라져서 위의 내용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겨우겨우 어느 카페에 남아있던 자료를 캡쳐 해왔습니다.
결과는 끝내 찾지 못했죠.
행사지역은 서울이 1차와 2차로 나누어서 했으며, 부산, 대전, 대구, 광주에서 각각 열렸습니다.
각 지역마다 약 50개가 넘는 팀들이 접수를 하였고 실력을 겨뤘습니다.
저희 남한A와 남한B도 같이 출전하면 서로 경쟁해야 할수도 있으니 나눠서 출전하자고 했고,
남한B가 먼저 서울1차에 나가게 됩니다.
남한A는 서울 2차에 나갔구요.
그리고 우리는 각각 우승을 했습니다. ㅎㅎ
남한B가 서울1차에서 우승
남한A가 서울2차에서 우승
모두 8월31일 ~9월1일 안성에서 열린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죠!!!
아래는 그 감격적인 서울1차우승때의 사진입니다.
2002년 7월 21일 일요일 서울1차 예선 우승 당시 친구들과의 사진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였는데 정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네요.
본선에 진출했지만 전국에서 잘하다는 친구들이 모여있다 보니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에 남한A는 떨어지고 제가 속한 남한B는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준결승에서 부산에서 올라온팀에 승부차기에 패해 지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점은 그 부산에서 온팀의 이름이 무슨 갈매기였던것 같고,
그 골키퍼가 육중했던 몸과 달리 땅과 수평이 될 정도로 날라다녔다는 것이었죠...ㅋㅋ
2002년 8월달의 한국축구의 기적을 저는 7월에 이미 맛 보았던 것 같네요.
제 인생에 가장 높은 스코어였던 전국4위? 의 달콤함에 잠시 빠져보았네요.
다음에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풀어봐야 겠습니다.
남자에게 축구에 대한 이야기는 끝도 없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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