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V / / 2023. 1. 6. 11:31

이과장 의 좋좋소, 중소기업의 현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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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장 의 좋좋소, 중소기업의 현실판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던 충범에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회사로 찾아간 충범은 느낌이 이상한 면접을 보고, 이 날 이후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의 일원이 된다.

 

 

좋좋소의 감독은 누구?

 

대한민국의 웹드라마. 중소기업에 취업한 29세 사회초년생 남성 조충범을 주인공으로 하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습니다.

재미, 공감, 디테일, 연기, 서사, 캐릭터 등 다양한 부분에서 구독자들의 대호평을 받으며 대한민국 웹드라마의 새로운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직원들에게는 PTSD가 올 만큼 현실 고증이 디테일하게 잘 되었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좋좋소의 시즌별 대략적인 내용


1화의 중소기업 면접 편부터 상당히 화제가 되었으며 업로드 2주만에 1화 조회수 100만뷰를 돌파하는 등 이과장 채널의 최고 흥행작이 되어, 회가 거듭될수록 이과장 채널의 구독자와 화제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즌 2 진행 도중이었던 2021년 4월 경 이미 각 회차 조회수 총합 1,000만을 돌파하였고, 종영된 2021년 7월 시점에서 각 회차의 조회수 평균은 약 120만 뷰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빠니보틀 및 배우분들이 칸에 간게 이슈가 되기도 했죠!)


 

자세히 보면 시즌 1에서 시즌 3으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시선이 제각각 달라집니다. 특히 마지막 포스터를 보면 정사장과 시선을 같이하는 인물들이 없습니다. 조직의 와해를 암시하는 연출인데요.

 


시즌 4에서는 와해된 조직의 갈등 구도, 시즌 5에서는 와해된 두 조직이 다시 한 자리에 모여있는 모습인데, 이 때 통상적으로 주인공이거나 가장 서열이 높은 사람이 들어가는 1열 가운데 자리에 백진상이 있습니. 두 조직이 다시 합쳐지지만, 사장은 정필돈이 아니라 백진상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연출입니다.

 

 

좋좋소가 재미있는 이유

 

좋좋소가 웹드라마의 형식임에도 허구라기보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현실감이 높은 이유는, 다음의 현실 재현 요소가 극 안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대중들에게 흔히 알려진 중소기업의 모습 외에도, 경험자들만이 알 수 있는 깨알같은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PTSD를 자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과 직종인 사무직 얘기만 다루고 있어 좆소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직이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건 명백한 한계인데요!


형편 없는 회사의 처우로 인해 회사의 직원이 자주 탈출하여, 수시로 면접이 진행됩니다. 그 증거로 조충범의 자리에는 전직 직원들의 명패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으며, 면접 대상자를 당일 면접으로 불렀음에도 회사의 과장도, 이사도 오늘 면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직원이 워낙 자주 이탈하다 보니, 면접 대상 직원이 출근하면, 도망가지 않은 점에 안도하며 설령 탈출하더라도 종전의 구인 공고를 그대로 복붙해서 올립니다.


회사의 면접은 아무런 체계 없는 아무 말 대잔치로 점철되며, 사장의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됩니다. 회사의 구체적인 처우나 근무조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고, 구직자도 왜 뽑았는지 모를 이유로 산지직송 합격 통보가 떨어지며, 면접 합격자에게 즉시 출근을 요구하는데요.


회사 사장은 아무 맥락 없이 자기 자랑 및 일장연설을 할 때가 많고, 장기 근속한 직원들은 사장의 뻔한 레퍼토리가 반복되다 보니 겉으로는 동조하는 척하면서도 매우 듣기 싫어하거나 딴 짓을 합니다.


회사의 모든 결정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며, 사전 계획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됩니다. 형식적으로 회의가 있기는 하나 단순히 직원들을 불러모으는 수준에 그치고, 실제로는 사장의 기분에 따라 직원에 대한 인사고과가 평가됩니다. 심지어 퇴근 1시간 전에 다음날까지 완성되어야 할 용역 입찰용 PPT를 작성하라는 부조리한 지시가 내려져서 새벽 3시까지 야근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회사의 역량을 걸고 해야 하는 PPT 자료를 출근한 지 며칠 안 된 신입사원이 담당하는 데다가 퀄리티도 형편 없이 낮음에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거나 관리할 인력 또한 없습니다.


회사의 복지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컵라면, 온수, 믹스커피가 전부로 사실상 없는 수준이며, 고장난 PC가 수일째 수리되지 않아 신입 직원이 쓸 PC가 아예 없는가 하면, 전직자가 입던 회사 조끼나 명함, 명패를 그대로 신입 직원한테 쓰라며 돌려막기를 합니다. 허름한 사무실 철문에 회사 로고만 붙여놓고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품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서 청소 도구함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회사의 PC 프로그램은 정품 인증이 되어 있지 않고, 자주 에러가 발생하며, 사장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성과만 내라고 닦달합니다.


회사의 내부는 늘 어수선하며, 문에 배달음식점 전단이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회사 열쇠는 문 근처에 적당히 숨겨서 쓰고 있으며, 문서의 비밀번호는 'qwer'와 1234를 적당히 조합한 국룰 비번을 애용합니다. 출근할 때 청소와 국민체조를 실시하며, 사장은 들어오자마자 정리정돈을 하라며 호통부터 칩니다.


임금 수준도 형편 없습니다. 월급은 최저임금만 정확하게 맞춰서 지급하는 수준인 데다 근로계약서는 쓰려 하지 않으며 쓰더라도 본래 취업 공고와는 전혀 다르게 개판으로 쓰여집니다. 야근수당 등은 당연히 주어지지 않으며, 전체적인 복지 수준과 업무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간단한 알바 수준도 안 되는 현대판 노예급 처우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장의 마음대로 직급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데, 직급이 올라도 월급이 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직원들도 그 사실을 잘 알아서 직급 상승이 되어도 전혀 기뻐하지 않습니다.

 

 


제도의 허술함을 이용한 편법 행위가 성행한다. 예컨대 취업장려금은 정부로부터 받으려 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의 규제 조항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사업자를 쪼개어 5인 미만 사업자인 것처럼 꾸미기도 합니다.


회사의 직원에 대한 아무런 동기 부여도 주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더라도 최고위직은 사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무능한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직원들도 회사의 업무에 대해 성의 있게 임하지 않으며, 업무시간에 대놓고 쇼핑몰 서핑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합니다.


회사의 직원들 또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습니다. 설령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보려 해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착취 수준으로 다그치기만 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업무 의욕이 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언제 퇴사해도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붙잡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회사에 지각을 하면 중간관리자들이 크게 나무라기는 커녕 '오늘은 도망가지 않아 다행이다' 라고 안도합니다. 심지어 직원이 도망가더라도 직원보다 그 직원이 회사의 사무실 열쇠나 카드 등 중요 비품을 가져가지 않았을까를 더 걱정합니다.


이와 같이 당장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회사인데도 불가사의한 이유로 어떻게든 경영이 되며, 이과장과 같이 처자식를 먹여살리려고 장기 근속을 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살림을 전부 도맡아 하는 중간관리직이 있습니다.


외부 용역은 회사 자체의 역량이 아닌 대표의 학연, 인맥으로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용역 발표 등 자리에 한 마디도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을 고문직에 앉혀 거래처를 따오게 합니다.

 

 

좋좋소를 보고 느낀 점

 

요새 신종 단어로 좋좋소를 좆좆소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네이버에 좋좋소로 검색을 하면 좆좆소라고 제목지은 글이 최상단에 보이고 있을 정도니깐 말이죠. 신종 단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냥 재미로만 보기엔 조금 꺼름찍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 같아서 말이죠. 예전에 제가 다른 회사에 출장을 가서 피씨를 잠깐 사용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피씨 옆 파일철에 "사직서"가 에어컨 바람에 힘없이 펄럭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만큼 사직서를 많이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고 그 만큼 사람이 많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그걸 보고 참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일례로 제 동생만 해도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건실한 회사고 반도체 계열로 탄탄한 장비회사다 보니 매년 성과급을 주는데 그걸 포함하면 먼저 일하고 있는 저보다 훨씬 많이 받는 해가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잘 살펴보면 괜찮은 회사들도 많다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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