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8. 10. 14. 17:18

채금담 (홍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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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나의 덕을 두텁게 하여 이를 맞이 하겠다.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 그것을 보충하겠다. 

하늘이 나를 역경에 처하도록 한다면 나는 나의 도를 형통하게 하여 통하게 하겠다. 

하늘인들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는가!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 떄 적막하지만 권세에 의자하여 아첨하는 이는 영원토록 처량하다. 

깨달은 사람은 사물의 밖에 있는 사물을 보며 자신의 뒤에 있는 자기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 때의 적막함을 겪을지라도 영원히 처량함을 당하지 말라. 


귀로는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는 항상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곧 덕을 발전시키고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과 같다. 

만약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해주고,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면

그것은 곧 인생을 무서운 독극물 속에 파묻는 것과 같다. 


진한 술과 기름진 고기,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이다. 

신기하고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 아니다. 

지극한 사람은 오직 평범 할 뿐이다. 


밤이 깊어 인적 고요한 때에 홀로 제 마음을 살피노라면

거짓은 사라지고 진실만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속에서 자유자재한 마음의 움직임을 체득할 것이다. 

진실이 나타났음에도 거짓이 사라지지 않음을 깨닫게 되면 

이 가운데서 크나큰 부끄러움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세월은 본래 길건만 바쁜 사람은 스스로 짧다고 하며, 

천지는 본래 넓건만 천박한 사람은 스스로 좁다고 하며,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은 본래 한가하건만 악착스런 사람은 스스로 번잡하다 한다. 


홍자성 지음 "채근담"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중국 명나라 말엽에 홍자성에 의해 쓰여진 이 책은 아직까지도 중국의 고전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글쓴이의 인생이 고스란히 농축되어 있는 수상집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만큼

인생에 대한 지혜가 담겨 있는 흔히 '동양의 지혜'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전집과 후집 2권이 한 책으로 되어 있고 총 356조의 짤막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이 글자 그대로 '풀뿌리처럼 단백한 맛을 가진 이야기 모음'을 뜻하듯이 책을 펼치면

인생의 온갖 고생을 맛본 체험에서 우러난 주옥같은 말씀들이 읽는 사람을 푹 빠지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친구를 만날때도 같습니다. 

사는 것이 좋은 것만 있지 않을진데 항상 좋은 말들이나 긍정적인 말만 하는 친구보다는 그래도 한번쯤은 쓴소리도 해주거나 듣기 싫은 말도 해주는 그런 친구가 정말 진정한 친구가 아닌가 합니다. 그대는 지금 어떤 친구들이 많은가요? 쓴소리를 하던 친구를 멀리하거나 그러진 않나요? 그렇담 그 친구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친구의 말처럼 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어땠을까? 


그리고 지극히 이 말은 제가 가장 많이 느끼는 표현이 아닌가 합니다. 

'지극한 사람은 오직 평범 할 뿐이다.'

제가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평범함이 가장 어려운것이다. 

평범하게 산다는 건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냥 대충 산다는 게 아닙니다. 평범함을 추구한 다는 건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 평범한 삶을 위해 오늘도 저희는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문득 매미우는 소리 들리면 천지의 조용함을 안다'는 홍자성의 말처럼 

홀로 제 마음을 살피며 채근 같은 삶의 맛을 음미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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