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 2020. 8. 9. 12:43

"인생 가장 후회? 서울 아파트 안 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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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유동성(流動性)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쇼크로 기업과 개인이 ‘돈맥(脈)경화’ 현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시장에 쏟아냈다.

 

금리(金利)를 0%대로 낮추며 경기 침체를 무조건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로 인해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한 기업이 줄줄이 도산하는 참극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풀린 돈이 부동산·주식·금 등에만 쏠리며

계층 갈등과 불평등 문제, 양극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올라 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가 커지며 박탈감과 불안 심리가 퍼진 탓이다.

경제의 혈류를 뚫기 위해 찍어낸 돈은 우리의 삶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유동성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무엇이 그들의 삶을 갈랐나
자산 격차를 결정지은 건 순간의 선택이었다.

2010년 한 무역회사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태형(37·가명)씨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거요? 2015년 서울에 집 산 거죠.”

그의 신혼집은 서울 부도심 24평 아파트 전세였다.

2년 살자 집 주인은 “시세에 맞추겠다”며 전세 보증금을 8000만원 올렸다.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당시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는 불과 1억원 수준이었다.

아내와 상의 끝에 인근 아파트를 6억원에 샀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이씨가 산 집의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수년 치 연봉을 안 쓰고 전부 모아야 쥘 수 있는 돈을 평가 차익으로 거둔 셈이다.

“지금은 그때 집 주인한테 감사하게 생각해요.

계속 전세에 살았다면 어땠을지….”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부동산 문제는

결국 최근 수년간 ‘집을 샀느냐, 안(못) 샀느냐’로 귀결된다.

엄밀히 따지면 ‘서울 아파트’를 샀는지 여부로 갈린다.

만약 서울 아파트를 샀다면 자산 증식이란 수혜를 경험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씨와 같은 해에 입사한 동기 강민호(38·가명)씨는

“집을 안 산 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7년 강씨가 결혼할 당시 서울 아파트의 매매 중위가격은 6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3~4년 전 ‘하우스 푸어’ 사태로 난리였는데,

이 가격은 너무 비싼 거 같았다.

그 후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 규제에 나섰다.

그러던 사이 ‘그 돈 주고는 못 사겠다’ 싶던 아파트 값은 9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강씨는 “아파트 살 생각은 한동안 접었다”며

“평생의 기회를 놓쳤다는 후회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저축의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 광풍(狂風)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건 넘쳐나는 유동성이다.

수요 옥죄기에만 나선 정부의 실책도 집값 상승을 거들었지만,

근본적으로 낮은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종하는

‘돈의 행렬’이 집값을 급등시켰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 10월 국내 정기적금 금리는 연 5.14%였다.

현재 은행권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1.23% 수준이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경제학 박사)는 “과거 고금리·고성장 시절은

‘저축하는 사람’에게 가장 유리하고 대출 받는 사람이 불리한 시대였다”며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엔 근로 소득이 주력인 사람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금·달러 투자 등에 나서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라고 9일 말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기름을 부은 건 ‘코로나 쇼크’였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악세서리 도매업을 하는 박모(40)씨는

최근 생전 처음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코로나 이전 1000만원까지 찍었던 월 매출은 70만~80만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장사가 안 돼 종일 스마트폰만 보는 나날이 이어지는 와중에,

주변 상인들 입에서 슬그머니 주식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옆집 사장님이 바이오주 사서 1000만원 넘게 벌었다던데?

상한가 한 번만 맞고 나와도 얼마냐.”

시세 차익을 거둔 사례가 무용담처럼 퍼졌다.

반신반의하던 박씨도 소위 ‘코로나 백신’ 테마주에 모아둔 돈 일부를 투자했다.

“가게 매출과 적금 이자만 보다간 굶어 죽겠더라고요.

지금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요.”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유동성이 넘치는 시대는 ‘근로 소득을 모아 자산을 불린다’는 개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자산 가격 상승은 부동산 뿐 만이 아니다.

실물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유동성 여파로

주식, 금 가격 등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일 코로나 사태 전 최고치(2279.97)를 갈아치웠다.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300선까지 돌파했다.

코로나 쇼크가 불거진 지난 3월 대비 163%나 반등한 수치다.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겹치며 금값도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2018년 9월 4만3000원 수준이었다.

2년이 흐른 현재 금 가격은 8만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최근 2년 수익률로 보면 서울 부동산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저축만 하면 남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017년 3475만원에서 다음해 3643만원으로 4.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올해 평균 연봉 인상률이 이보다 높길 기대하긴 어렵다.

2017년 3.2%였던 국내 경제성장률(GDP)은 2018년 2.9%,

지난해 2.0%로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올해는 코로나 쇼크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투자 자산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가 투자에 쓸 수 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

신한은행의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 가구소득은 486만원, 소비 금액은 241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20~64세 경제활동 인구 1만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저축·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당연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높게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1구간)는 여윳돈 57만원 가운데 44만원(77.2%)을 예·적금·보험 등에 썼다.

펀드와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투자에 쓴 돈은 13만원(22.8%)에 그쳤다.

반면 소득 중간 계층(3구간)은 100만원 가운데 61만원을 저축·보험에 넣고,

남은 39만원을 투자에 사용했다.

소득 상위 20%(5구간)는 215만원 중에서 절반 가까운 94만원(43.8%)을 투자 상품에 넣었다.

여윳돈 규모가 커 저축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이 투자 비중도 더 높은 것이다.

 


유동성에 빠진 한·미·일
유동성의 격변에 휩싸인 건 우리나라만이 일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시작된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 살포가 시작된 이래 미국 주식시장은

역대 최장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함정에 빠지며 ‘잃어버린 30년’으로

대표되는 일본 경제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자산 인플레이션 현상을 맞이했다.

유동성 확대로 경기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2012년 ‘아베노믹스’ 정책을 지속해 온 결과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유동성이 폭발하면서

미국에는 ‘로빈 후드’, 일본에선 ‘닌자 개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 젊은 층이 로빈후드라는 주식 투자 애플리케이션으로 투자에 뛰어들고,

일본에서도 온라인 주식 계좌 개설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탄생한 용어들이다.

이들의 매수세로 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1만1000선에 안착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도 코로나 충격을 딛고 최근 2만2000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열풍이 세계 모든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역대 최고점(7300선)을 경신했던

영국 주식시장은 현재 2016년 초 수준(6000선)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대다수 국가의 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6%에서 -21%까지 내림세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이 반등한 한·미·일도 막연히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올 2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32.9%’로 76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도 올해 GDP 성장률이 최대 -8%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실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쏟아낸 경기 부양책이 자산 가치 상승만 부추긴 형국이다.

‘투자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심리 격차와 사회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직장인 월급은 제자리인데

실업률은 높아지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잡겠다며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청년 등이 느끼는 박탈감은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동성 파도는 언제까지 몰아칠까.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될 때까진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지나친 불안감으로 인한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포에 의한 매수)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제 위기 상황에 ‘저금리’라는 인화 물질이 뿌려진 형국이라는 것이다.

홍춘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무엇이든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느끼는 시점이 훗날 보면 위험한 순간인 경우가 많았죠.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인 건 맞지만

공포 심리에 쫓겨 투자에 나서는 건 무조건 반대입니다.”

 

 

 

옛날과 다르게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죠. 

 

하긴, 친구들 모임을 집들이로 대체했으니,

아파트 이야기가 안 나올수 없었습니다. 

 

피를 얼마 주고 샀는데 얼만큼 올랐다. 

풀 대출로 샀는데 그래도 그것보다 훨씬 올라서 다행이다.

신도시라 인프라는 구축되지 않았지만, 아파트 값이라도 오르니 살기 좋게 느껴진다.

XX는 위례 신도시 청약 당첨됐데~

XX는 어디어디에 신혼특공으로 청약 당첨됐던데, 지금 아파트값이 몇억 올랐드라.

 

아파트를 산 친구들과 사지 않았던 친구들과 대화의 주제는 다릅니다.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에서 온도가 달라집니다. 

 

물론, 오래된 친구들이기에 아파트이야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한번은 꼭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실제 친구들과의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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