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0. 7. 17. 16:02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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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퍼마켓에 가보았습니다. 깨끗하게 씻은 무 두개를 묶어 3,000원에 팝니다. 이 가격은 전통시장에서 한 개에 1,000원씩 하던 것에 비하면 조금은 비싼 편입니다. 한 개에 1,500원하는 셈이니 대략 절반 가량이 비싼 가격이지만, 그것도 두 개를 하나로 묶어 판다고 하니 하나는 강매에 속하는 셈입니다. 사실 50%가 비싸면 정말 엄청나게 차이 나는 것입니다. 어차피 무 하나는 다 먹지도 못하니, 냉장고에 넣었다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골병들고 바람 들어 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대형 마트가 전통시장에 비해 비싼 것일까요?

지금까지 나는 산지에서 직송하는 대형 마트는 시세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리 주문하여 매입한 때문에 비쌀 수도 있고 혹은 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또 그럴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오늘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텔레비젼에서 수입 과일 혹은 수입산 기능성 열매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 효능을 보면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효능 정도면 우리나라 기능성 열매도 빠지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음을 압니다. 물론 그와 절대적으로 비교하여 같은 성분이라든지 특별히 더 좋은 성분이라든지 하는 것은 찾기 어렵더라도 그에 버금가게 좋은 성분이나 효능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수입 과일이나 수입산 기능성 열매를 거론할 때는 마치 세상에서 이 보다 더 좋은 열매는 없는 것처럼 선전합니다. 여기서도 그렇게 더 좋은 열매가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증상에 굳이 그 열매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특정 열매로 인한 부작용 즉 기능성 부작용과 경제적 부작용 그리고 정서적 부작용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열심히 선전하는 것을 보면 가지고 있던 믿음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곤 합니다. 

그럴 때면 나는 누군가는 이미 수입했고, 그것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들고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경제 논리로 앞서가는 사람들은 미리 이것을 수입하여 저장한 후에 이렇게 매스컴을 통하여 이슈를 만든 뒤 한바탕 매진 행진을 펼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다른 수입산에 눈독을 들입니다. 또 다시 다른 한 건을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런 논리가 대형마트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까요? 대형 마트는 진정 소비자를 위해서 산지 직송으로 거래하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경제적 수입을 위하여 대형 마트를 차렸고, 거기에 적합한 많은 물품을 저장하고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때 어느 특정 품목이 팔리지 않으면 잘 팔리는 품목을 덜 팔면서라도 안 팔리는 품목을 팔고자 하는 경제 논리가 발동합니다. 잘 팔리는 품목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도 잘 팔릴것이기에 조금 시간을 늦춘다고 해도 결코 손해날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 기간 동안은 잘 안팔리는 품목을 팔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기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속에서 무 한개의 값을 조금 비싸게 만들어 놓습니다. 그러면 무가 비싸서 못 사겠다고 하면서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이때 잘 안팔리는 품목을 평소보다 약간 싸게 기입하여 원가에 세일하는 것처럼 만듭니다. 그러면 소비자는 내가 사고자 하는 품목 즉 무는 생각보다 비싸서 살 수 없지만 평소에는 비싸서 사지 못했던 수입산 특정 품목은 오늘따라 세일을 하니 나는 오랜만에 수입산 품목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판매 전략인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수입산 열매나 과일은 안 먹어도 살 수 있지만 무는 안먹으면 못 삽니다. 물론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어쨋든 무를 먹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며칠 후 혹은 특정 수입산 품목이 잘 팔리고 나면 무는 다음날이라도 바로 원래 가격으로 환원하여 판매하면 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무를 조금 비싸게 눈의 뜰 정도로 높은 가격으로 적었다고 해서 굳이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런 소비자들까지도 철저하게 계산된 고도의 상술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갑자기 비싸진 무를 보고도 오늘은 왜 이렇게 비싸? 하면서 그냥 바로 사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살 사람은 비싸도 살 것이고, 안 급한 사람은 돌아설 것이지만 며칠 후 에는 다시 환원된 가격으로 발걸음을 돌렸던 소비자들를 다시 끌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사이 다른 대형 마트나 전통시장으로 소비자를 빼앗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매장 주인은 없습니다. 그 소비자는 무가 먹고 싶다면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는 이것을 팔지 못하면 다른 것을 팔아서라도 전체적인 매출 금액을 맞추면 됩니다. 오늘은 반드시 이것을 팔아야 한다는 품목은 지극히 드뭅니다.  그러나 전통 시장은 오늘 반드시 이것을 팔아야 하는 품목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이 가격이 높으면 안팔리게 되고 그러면 재고로 남아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상인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굳이 비싼 가격을 불렀다가 재고 비용을 감당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 전통 시장의 특성입니다. 

물론 전통시장 내에서도 슈퍼마켓이나 여러 가지 품목을 놓고 파는 곳은 사정이 다릅니다. 오늘 팔지 못하면 내일 팔면 되기 때문에 굳이 할인이라든지 특별히 저렴한 가격으로 오늘 모두 팔아야 하는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형 마트에서 취하는 전략과 다르지 않습니다. 반대로 대형 마트는 소비자를 찾아다니면서 오늘 이것을 팔아달라고 애걸하는 행태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대형 마트는 자기들의 철저히 계산된 판매 전략에 의해 소비자를 이리저리 휘둘러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대형 마트의 전략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습니다. 나는 한 개인이지만 대형 마트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한 방법을 찾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상상 할 수 없는 기발한 방법으로 나를 속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비록 나를 속이지는 않아도 최소한 내가 정당한 판단을 할 수 없도록 시야를 가리고, 계싼을 못하도록 어려운 단위를 적용하며, 포장재와 덤으로 주는 여러 물품 등으로 절대 비교가 불가능하도록 만듭니다. 상대 비교가 필요한 품목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내가 원하는 품목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도록 유도합니다. 그래서 조금 비싼 물건이라도 그냥 오늘은 이 물건 밖에 없는가 보다 하고 샀다가, 저렴한 물건을 만나더라도 가격에서 별 차이가 없으니 오늘은 그냥 가자 하는 심리가 작용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경제학 콘서트 ..

그것은 그렇게 말처럼 쉽게 나타나지 않는것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터득한 후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나는 영원한 기업의 좋은 먹이감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업이 기업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가습기 사건은 다국적 기업의 불공정한 관행 즉 소비자의 안전볻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한 결과입니다. 

또한 독일차의 공식 연비조작사건에서 처럼 미국에서는 거액의 배상으로 여론을 무마하려 하면서도 그 보다 못사는 나라인 한국에서는 단 한 푼의 보상금도 줄 수 없다는 자세 역시 경제학 콘서트의 정석입니다. 물론 견디다가 더 이상 어쩌지 못 할 때가 되면 다만 몇 푼의 보상금으로 협상을 질질 끌면서 시간을 벌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치 선심 쓰듯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 여론을 몰아 갈 것입니다. 

이렇듯 기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을 알면 기업에 맞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그것을 모른다면 기업의 이익에 다음하여 소비자의 권익이 따라갈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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